태국‘마시어’를만나다 - 플라이 낚시 태국 - Thai Fishing

태국‘마시어’를만나다 – Mahseer

 
플라이 피셔라면 누구나 한번쯤 파이팅 넘치는 빅피시나 더 이상은 팔이 아파 못 낚을 정도의 엄청 마릿수 조행을 꿈꾼다. 필자의 경우에는 국내에서는 만날 수 없는 어종을 낚기 위해 일 년에 두세 차 있는 외국 출장 기회를 십분 활용한다. 이번 목적지는 태국 푸켓. 그곳에서 만난 마시어(Mahseer)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글·사진│고국원 선문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잉어의 지구력과 송어 포식성을 갖춘 마시어

작년 여름휴가 때, 현지인으로부터 송어의 포식성과 잉어의 지구력을 가진 물고기가 태국에 있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가슴 설레었던가. 게다가 그 주인공인 마시어(Mahseer)란 어종이 유럽과 미국인들에게까지 폭발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더더욱 관심이 쏠렸다. 해서 즉시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마시어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우기를 피해 태국 국립공원 내에 있는 원시림으로 들어가야만 한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했었던 것이다.

마시어 플라이낚시 개척자를 찾다

당시 휴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필자는 마시어를 잊지 못해 틈틈이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마시어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어종이라 반신반의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녀석이 플라이 낚시로 잘 알려진 송어만큼이나 대단한 어종임을 알게 되었다. 또한 검색을 통해 태국의 마시어 플라이낚시의 개척자인 메이크(Meik)를 만나게 되었고,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https://www.thai-fishing.com)를 통해서도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홈페이지에서는 6번 플라이 로드를 사용, 6~8번의 드라이 훅이나 님프로 낚을 수 있다고 적혀 있었으며, 상당히 힘이 좋은 물고기로 묘사되어 있었다. 물론 앵글러의 입담은 항상 부풀려지기 마련이어서 반 정도만 믿기로 하고 드디어 현지 가이드와의 조행을 약속했다.

정글 탐험으로 플라이낚시터 개척한 메이크 - Thai Fishing정글 탐험으로 플라이낚시터 개척한 메이크

메이크는 마시어 전문 프로 가이드로 2000년 초부터 태국의 카오속(Khao Sok) 국립공원의 정글을 탐험을 하면서 무려 7곳의 플라이낚시 코스를 개발했으며, 2005년도부터는 본격적인 가이드 생활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1월말에서 2월 중순까지의 드라이 시즌을 마시어 플라이낚시를 위한 최적기로 꼽았다. 우기가 끝나고 건기가 시작되면 계곡의 물이 줄어들면서 전 계곡에 퍼져있던 마시어가 모여 들게 된다고 했다. 또한 이때는 물살이 빠른 곳에 마시어들이 몰려 있어 좀 더 재미있는 낚시가 가능하다고 했다.

꿈이 현실로, 대장정을 위해 비행기에 오르다

드디어 2012년 2월 1일 저녁 6시30분, 태국 푸켓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고 6시간 30분을 날아 현지에 도착했다. 당일은 너무 늦은 시각이라서 이동을 포기하고 근처 모텔에서 하루를 지냈다. 그리고 다음날인 2월 2일 아침 6시에 부푼 마음을 안고 대장정에 올랐다. 그리고 3시간 30분의 차량 이동 끝에 카오속국립공원 내에 있는 댐으로 축조된 인공호 에 도착한 것이다.

카오속(Khao Sok) 국립공원

국립공원에 도착해 배를 타고 40km 정도 떨어져 있는 호수 상류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현지 베이스캠프로 사용되는 수상 방갈로까지 1시간 30분 정도를 더 이동했다. 배로 이동하면서 본 풍경은 베트남의 유명한 하롱베이(Ha Long Bay) 보다도 훨씬 아름다웠다. 마치 영화‘아바타’에 소개된 멋진 영상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베이스캠프, 수상 방갈로 - Thai Fishing베이스캠프, 수상 방갈로

수상 방갈로에 도착해 짐을 풀고 낚시 도구를 점검했다. 가이드는 캐스팅에 따른 제약으로 9ft 6번 로드에 7번이나 8번 라인, 그리고 투핸드에 사용하는 폴리 리더로 10kg의 티펫을 세팅해 주었다. 국내에서는 연어나 낚을 때 사용하는 장비를 세팅 해주다니 그 정도로 마시어가 센 놈인가? 내심 반신반의 하면서도 흥분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드디어 2일간의 야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짐만 챙겨 낚시장소인 계곡으로 다시 배를 타고서 20분 정도를 이동했다. 인원은 타이 현지 포터 2명과 가이드인 메이크 씨, 그리고 필자와 강철수 씨 총 5명. 계곡 입구는 상당히 좁았다. 설마 계곡이 있으리라고 생각지도 못할 만큼 좁은 입구를 통과하니 다시 넓은 계곡이 보인다. 하지만 계곡의 바닥이 모래로 되어 있어 마시어가 있는 상류 쪽으로 더 진입하기로 했다. 그곳은 또 밀림 속으로 코끼리 들이 다니는 통로라고도 한다.

첫 캐스팅에 히트!

포인트에 도착해 마시어를 발견한 가이드는 필자에게 낚시요령을알려준다“. 한번의캐스팅에물고기바로앞으로 플라이가 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10m 정도 되는 거리에서 쉽지는 않았지만 라인을 미리 뽑은 뒤에 캐스팅을 했다. 운 좋게도 첫 번째 캐스팅에 6번 드라이 훅이 떨어지자“퍽!” 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 라인이 빨려 들어간다. 깜짝 놀라서 라인을 채고 보니 손으로 전해져 오는 묵직한 느낌… 빠르게 하류를 향해 달아나는 물고기를 따라 같이 이동하면서 랜딩을 시도했다. 이 정도 힘이면 대략 송어 기준으로 4, 5짜는 되겠다 싶었는데 막상 나온 녀석은 25cm급 마시어다. 필자의 파이팅을 지켜보던 강철수 씨도 서둘러 캐스팅했지만 그 포인트에서 더 이상의 입질은 들어오지 않는다. 마시어는 상당히 경계심이 강한 어종으로 한 포인트에서 한 마리가 낚이면 나머지는 모두 다 숨어 버린다고 했다. 계류로 올라가면서 4시간 동안 25~30cm급 마시어를 각각 10마리 정도씩 낚을 수 있었다. 나름 한국 플라이 피셔들의 자존심을 세우고 싶어 가이드의 조언을 무시하고 각자가 알고 있는 테크닉을 구사하여 탐색을 시도했다.

플라이피셔만 즐길 수 있는 정글식 진수성찬 - Thai Fishing플라이피셔만 즐길 수 있는 정글식 진수성찬

마침내 오후 5시쯤, 첫 야영 포인트에 도착. 가이드는 내일은 엄청난 크기로 더 많은 수의 고기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귀띔한다. 아직도 상류 쪽으로 더 올라가야 큰 고기들이 있다며… 첫날인 만큼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멋진 숙소에서 준비한 정글식 진수성찬으로 돼지와 닭고기 훈제 바비큐, 그리고 나뭇잎으로 싼 밥이 예쁘게 장식되어 차려졌다. 식사 후 야영에 들어갔다. 정글에서 맞는 밤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 가슴 깊은 곳에 각인된 원시성의 DNA를 작동케 한다. 마치 전사가 된 기분이다. 태국 정글에서의 밤은 앞서 말한‘아바타’라는 영화에서 본 정글과도 흡사하다. 달빛이 얼마나 밝은지 주변 사물이 다 보인다. 우리 일행은 반딧불의 군무와 이름 모를 벌레들의 연주소리를 듣다 스르르 잠이 들었다.

새아침, 들뜬 기분으로 탐색에 나서다

둘째 날, 7시에 일어나 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각자의 기법대로 포인트를 공략해 나갔다. 8ft 리더에서 12ft 리더로 바꾸고 캐스팅을 여러 번 하게 되면 고기가 숨어 버리므로 투 핸드 캐스팅처럼 D루프를 만들면서 한 번에 포인트로 날아가도록 시도했다. 오전 새벽 피딩타임을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조과는 저조했다. 새벽에는 고기들이 물살이 느린 지점에 머물러 접근을 하게 되면 숨어 버리게 된다. 다행히 10시쯤 해가 뜨고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니 고기들이 빠른 여울로 붙어 더 가까이 접근을 할 수 있었다. 드라이 플라이도 8번 캐디스와 폼 스파이더로 바꿔 여울에 떨어뜨리자마자 마시어의 공격이 시작됐다. 녀석들은 플라이를 먹고 나면 하류로 달아나 버린다. 순간적인 파워가 대단해 훅셋 되는 순간 5m 정도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한 마리를 낚고 나면 10m정도를 뒷걸음질, 그리고 다시 전진해 낚고서는 10m 뒷걸음질… 이런 식이다 보니 빠른 물살에서 체력소모가 엄청나다. 겨우 12시가 됐을 뿐인데 벌써 힘이 빠지기 시작하고 손이 욱신거린다. 30cm급의 힘은 송어 50cm 정도의 힘에 견줄 만하다. 30cm 크기의 무게는 대략 1~1.5kg 정도가 된다. 슬슬 욕심이 나서 가이드가 준 티펫을 버리고 3X 티펫으로 바꿔본다. 3X 티펫의 강도는 8LB(약 3.63kg)이기 때문에 그 정도면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5kg 정도는 충분히 견딜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태국‘마시어’를만나다 - 플라이 낚시 태국 - Thai Fishing마시어 플라이피싱 패턴을 찾다

마시어가 플라이를 먹는 동작을 보고는 필자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시어는 플라이훅이 떨어지면 주위에서 아주 빠르게 움직여서 옆에서 덮친 뒤에 뒤로 빠지는 습성이 있었다. 훅을 먹기 위해 전속력으로 움직여 훅을 낚아채는 순간 물살로 인한 속도가 더해져 그 힘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30cm 이상 급들은 3X로도 어림없고 0X 정도는 되어야 안정적으로 낚시를 할 수 있다. 오후에는 슬슬 님프가 욕심이 났다. 가이드는 큰 님프 6번 사이즈를 계속 권한다. 큰 님프에 큰 녀석이 나온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를 말하면서. 울리버거 타입의 님프를 권하기에 사용해 보았지만 효과는 신통찮다. 검정색과 올리브색을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데 낱마리 수준에 그쳤다. 웬일인지 울리버그가 떨어지는 순간 7, 8마리의 마시어가 달려들었다가 외면하고 다시 돌아간다. 그것도 3번을 넘어가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순간 훅박스에 제일 큰 훅을 찾다보니 플라이낚시전문가인 이광래 씨의 인터루더 훅이 눈에 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루드(침입자) 훅을 장착하여 던지니 대물 서너 마리가 훅을 계속적으로 툭툭 쳐댄다. 여러 번을 던져도 그것에 반응한다. 마시어는 이를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온 침입자로 생각해 리액션 바이트를 하는 것이다. 바로 이거다! 인터루드 훅을 던지자마자 라인을 팽팽히 유지시켜 잡아당기면 어김없이 재빨리 달려든다. 이것이 오늘의 히트훅이다! 20~40cm 수심의 얕은 계곡이지만 이곳에는 수십 마리씩이나 몰려있는 마시어가 있다. 이런 계곡에서는 한 포인트에서 5~7마리는 순식간에 낚아 올린다. 필자 뒤를 따라온 강철수 씨도 필자가 5~7마리를 낚아낸 곳에서 30분 간격으로 꾸준히 입질을 받는다. 오후 3시쯤 되자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더 이상 걸을 힘도 없다. 낚시는 포기하고 경치나 감상하자는 생각으로 올라가니 2번째 캠핑 장소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태국‘마시어’를만나다 - 플라이 낚시 태국 - Thai Fishing인터루드 훅에 걸린 마시어

셋째 날은 12시 정오까지만 낚시해야 한다. 오후 4시 30분까지는 베이스캠프인 방갈로에 도착해야 해가 떨어지기 전에 국립공원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다. 첫째 날은 탐색과 적응, 둘째 날은 마릿수 조행, 그리고 셋째 날은 대물이 기다리고 있다며 가이드가 웃으며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그가 더 굵은 티펫을 주었지만 처음에는 이를 거부했다. 0X면 충분하다면서 오늘은 편안하게 낚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상류로 올라가면서 계곡은 폭이 좁아지고 있다. 대물이 은신하기 좋은 바닥 지형이 보인다. 몇 번의 캐스팅과 랜딩 후 대물을 만났지만 0X라인은 순식간에 터져버린다. 결국 가이드에게 요청하여 티펫을 바꾸었지만, 조금 뒤 엄청나게 큰 대물과 씨름하다 플라이 라인과 리더의 매듭이 터져 버렸다. 루프 타입의 플라이 라인이 터져 버린 것이다. 뒤따라오던 가이드가 이를 보며 아쉬워한다. 녀석은 분명 5~6kg정도의 대물 마시어였던 것 같단다. 실제 고기를 보지 못했지만 가이드는 필자와 힘겨루기 하던 대물을 보았다고 한다. 그는 중요한 한 번의 기회를 놓쳤다며 다시 점검을 하라면서 채비를 직접 묶어주는 성의를 보인다. 정말 점차적으로 상류로 들어가면서부터 대물을 만나는 찬스가 많아진다. 40~50cm급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긴장과 재미는 더 커졌다.

대형 블루 마시어를 만나다

강철수 씨도 대물을 걸었지만 연신 족족 터져버린다. 먼저 올라가 가이드인 메이크가 손짓을 하면서 우리를 부른다. 대물이 있다는 거다. 이번에는 늘 뒤따라 낚시를 해오던 강철수 씨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캐스팅 순간 엄청난 물보라와 함께 로드가 휘면서 같이 달리기 시작한다. 150m를 달려 낚아낸 녀석은 대형 마시어인‘블루 마시어(Blue Masheer)’였다. 이 강에는 타이 마시어(Tai Masheer)와 블루 마시어가 서식하는데 블루 마시어가 등 쪽 색이 거무스름하면서 사이즈 면에서도 우세하다고 한다. 녀석은 10여 분간의 파이팅 끝에 다음 여울로 들어가기 직전에 얕은 곳으로 랜딩에 성공했다. 아마 다음 여울로 이동했다면 걸어내기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원시림에서 꿈을 이루다

12시, 철수 직전 걸어낸 호루라기 고기, 이 역시 대물의 행운은 강철수 씨에게로 돌아갔다. 12시부터 철수를 시작해서 점심시간을 제외한 네 시간을 꼬박 쉬지 않고 걸어서 보트에 도착했다. 언젠가한국에서낚시를할때‘, 1980년대에 플라이낚시를 했다면 엄청나게 커다란 사이즈로 수많은 고기를 낚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헌데 바로 이 3일간, 나는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림으로 들어와서 그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원 없이 낚은 마릿수 조과와 엄청난 파워를 가진 마시어, 송어의 공격성과 잉어의 지구력을 가진 멋진 녀석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에필로그

내년에도 남겨둔 다른 6개의 계곡을 반드시 탐험할 계획을 가지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돌아왔다. 국내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마시어는 흥미로운 플라이낚시 대상어이다. 혹 송어만 고집하여 뉴질랜드나 일본으로의 출조 계획을 갖고 있을지도 모를 앵글러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소개하게 되었다.

마시어(Mahseer, 비늘누치류)

잉어과(—科Cyprinidae) 바르부스속(—屬 Barbus)에 속하는 몇 종(種)의 낚시 대상 물고기.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맑은 강과 호수에서 발견되며, 크기가 크고 식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비늘누치류는 매우 크고 두꺼운 비늘과 힘센 턱을 지니며, 돌출시킬 수 있고 때로 매우 두툼한 입술은 바닥에 있는 먹이를 먹는 데 잘 적응되어 있다. 인도의 강에 살고 있는 물고기 가운데서 가장 큰 부류에 속하여, 최대 2m쯤 되는 길이에 몸무게 약 90㎏까지 자란다.

LURE&FLY fishing 2012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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